화형법정

존 딕슨 카의 추리소설. 딕슨 카는 추리소설은 불가능한 트릭(특히 밀실)로 유명한데 의외로 국내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다. 코난도일, 아가사 크리스티는 넘사벽이니까 제외하더라도 엘러리 퀸, 모리스 르블랑등에 비한다면 인기가 떨어진다. 개인적인 생각은 어른들의 사정문제인 것 같은데, 지금이야 정식으로 판권을 사서 번역하지만 그전까지는 일본의 번역서를 재번역해서 출판하는 경향이 많았다. 즉 일본에서 인기가 없으면 국내에서도 번역서가 없는 셈.
트릭으로만 한정하자면 세트의 구성 면에서는 딕슨 카가 앞서는 것 같고, 추리 과정에서는 엘러리 퀸이 앞서는 것 같다. 좀 더 논리적이라고 할까? 그렇지만 엘러리 퀸에 한창 앞서는 부분이 있으니 스토리텔링능력이다. 화형법정, 구부러진 경첩만 해도 오컬트적인 요소가 있어 글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반면 퀸의 경우 추리를 위한 설명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다. 사건이 발생, 추리를 묶으면 소설책 한 권이 종이 한 장으로 요약된다. 반면 카의 소설에서 그런 요약은 되지않는다.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큰 사건은 아내의 비밀, 독살, 그리고 납골당에서 사라진 시체이다. 그런데 이 세 개의 트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내의 비밀은 사건을 해결할 탐정을 불러오는 역활을 하고 독살과 시체가 사라지는 것이 묶여서 처리된다. 즉 한 범인이 한 짓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명탐정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 등장은 한다. 마지막에 안락의자형으로 사건을 해결하기는 하지만, 다른 소설에서는 탐정이 소설의 처음부터 시작하지만 여기서는 거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이다.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이 그전까지 등장인물들은 거의 사건의 늪에서 헤메고 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 자체가 적기때문에 조금만 읽다보면 범인에 대한 짐작이 대충간다. 보통의 추리소설이라면 이 불가능해 보이는 트릭을 어떻게 했을까에 초점이 맞추어져 전개가 되는데 이 소설은 등장 인물들이 사건의 늪에 빠져있기 때문에 자력 해결이 안되는 것. 소설 자체는 재미있는데 추리라는 관점에서는 좀 어긋나 있다고 할까?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마지막에 에필로그에 대해서는 사족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시간이동하는 역사 소설을 지은 작가의 작품 성향을 본다면 그런대로 괜찮은 종결인것 같다.

댓글

가장 많이 본 글